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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5회 콜로키움 : 타율성론의 실상과 허상」 후기

    관리자 2016-05-26 19:44 1736

    15회 콜로키움 : 타율성론의 실상과 허상후기

     

    최혜민(경희대학교 중앙박물관 연구원)

     

     

    일시: 201653() 17:00~19:40

    장소: 역사문제연구소 5층 관지헌

    주최: 경희대학교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역사문제연구소, 한국역사연구회 고대사분과

    주관: 한국고대사·고고학연구소 웹진팀(젊은 역사학자 모임)

     

    사회: 안정준(한국역사연구회 고대사분과장)

    1발표: 신가영(연세대), ‘임나일본부연구와 식민주의 역사관

    2발표: 이정빈(경희대), 난하유역의 조선, 한사군은 난하유역에 있었나?

    3발표: 강진원(서울대), 식민주의 역사학과 우리안의 타율성론

    자유토론

     

     

    1. 전개

     

    먼저 조인성 연구소장의 개회사가 있었다. 조인성 소장은 해방 이후 역사학계에서 식민주의 역사학을 청산하기 위한 노력이 부단히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런 논의가 이루어진다는 데 안타까움을 표하고 한편으로 우리 현대사의 아픔라는 소감을 전하였다. 특히 대표적인 실례로 지목된 임나일본부설과 한사군의 위치 문제는 식민주의 역사학의 타율성론과 연관된다고 하면서 이번 콜로키움의 주제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였다.

    이어 배경식 역사문제연구소 부소장의 축사가 있었다. 배경식 부소장은 많은 고대사 문제가 곧 현대사 문제이고 당대 문제라며 역사문제연구소가 이와 같은 논의의 장에 많은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하였다.

     

    2. 진행 

     

    1발표: 신가영(연세대), ‘임나일본부연구와 식민주의 역사관

     

    신가영은 현재 역사학계에서 임나일본부설은 이미 극복되었음을 밝히고 관련 연구 성과를 정리하였다. 특히 김현구 교수에 대한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의 비난은 제대로 된 연구 성과를 인용하지 않은 것이라고 하였다. 김현구는 임나일본부를 백제의 군사령부로 보고 가야 지역에서 활동한 왜인은 백제가 고용한 존재로 파악하였다. 또한 현재 국내 학계의 연구 가운데 임나일본부를 왜의 지배기구로 보는 견해는 없으며, 다만 임나일본부라 불릴 만한 특정 기구 혹은 사신단이 안라에 있었던 것을 인정하고 가야 지역에 활동하고 있었던 왜인을 어떻게 파악한 것인가가 핵심적인 문제로 제기되어 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와 같은 연구 성과가 오해받았던 것은 임나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전제된 결과였다고 분석하였다. 임나일본부설에 대한 이해가 미흡한 상태에서 가야의 한 세력을 지칭하는 명칭인 임나임나일본부와 동일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2발표: 이정빈(경희대), 난하유역의 조선, 한사군은 난하유역에 있었나?

     

     

    이정빈은 학계의 한사군 연구를 식민주의 역사학이라 비난한 몇몇 대중저술가의 논지와 역사인식의 문제점을 지적하였다. 최근 한 대중저술가는 태강지리지에 보이는 낙랑군 수성현이 수서지리지에 확인되는데, 그 위치가 현재의 하북성 창려현이라고 주장하였다. 그러나 수서지리지의 상곡군 수성현은 589년 무수에서 수성으로 개명된 것이므로, 낙랑군 수성현과 무관하다고 하였다. 또 현재의 하북성 창려현은 12세기에 와서 창려의 명칭이 붙었다고 지적하였다. 최근의 한 대중저술가는 기본적인 사료 해석부터 잘못해 同名異地同名同地로 논증했다는 것이다. 나아가 이처럼 잘못된 주장이 확신된 데는 지오바디(geo-body)란 개념이 참고된다고 하였다. 지오바디는 국민국가의 역사와 영토를 자아 및 그 신체 일부와 같이 생각하는 관념을 말하는데, 이러한 관념 속에서 영토순결주의가 추구되고 있다고 분석하였다.

     

    3발표: 강진원(서울대), 식민주의 역사학과 우리안의 타율성론

     

     

    마지막으로 강진원 선생님은 현재 우리안에 남아 있는 타율성론에 대하여 살피고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가져야 할 관점을 짚어주었다. 먼저 식민주의 역사학의 타율성론에 대한 개괄을 정리해주었는데, 그 대표적인 사례로 만선사관과 반도적 성격론을 다루었다. 만선사관은 만주의 역사를 중국으로부터 분리시킨 후 만주사가 조선사에 영향을 주었음을 강조하는 관점이다. 그러나 만선사는 시대적 배경에 따라 급조된 사관으로 범위 구분 문제, 일본의 영향력 문제, 시기적 범주문제 등 논의 전개 과정에 모순된 면모들을 가지고 있었다.

    다음으로 반도적 성격론은 한국의 역사가 반도라는 지리적 특성에 의해 수동적으로 전개되어 왔다고 보는 것으로, 환경결정론의 영향을 받은 사관이다. 그러나 지리적 요인은 시대에 따라 변화할 수 있으며, 수동적이지 않은 반도 국가들도 존재하므로 반도적 성격론이 완벽한 정설이 될 수 없다.

    즉 타율성론은 제국주의 국가의 현실적인 수요에 의해 만들어진 측면이 있어 논리적 허점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까지도 우리 주변에서는 만선사관이나 반도적 성격론의 영향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리고 이와 같은 타율성론을 극복하기 위해 강진원 선생님은 넓은 영토에 대한 편집증을 치유하고, 유동적인 역사 전개의 특성을 인지하고, 현실에 부응하는 학문 연구를 지양하며, 일관성 있는 관점을 견지해야 한다고 강조하였다.

     

    3. 종합

     

    지난 콜로키움을 통해서도 사이비역사()의 문제점이 지속적으로 논의되어 왔지만, 이번 콜로키움에서는 사이비역사학의 연구방법에 대한 비판이 보다 직접적으로 이루어졌다. 그들이 왜 잘못 해석하였는지 이해하고자 하였고, 잘못 이해한 역사인식의 문제를 짚었다. 또 식민주의 역사학을 내세운 비난이 오히려 식민주의 역사학의 프레임 안에 갇혀 있는 것이란 점을 재확인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