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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구소 학술동향] 러시아·우크라 모두 “우리가 주인”, 역사 갈등도 뜨겁다

    경희대학교 한국 고대사 고고학 연구소 2022-02-25 362

    나폴레옹이 저주를 퍼부은 지 200여 년이 지난 2021년 3월에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크림반도 합병 7주년을 맞은 기념식에서 “크림은 고대부터 러시아의 것이며 신성한 역사”라며 대본도 없이 10여 분간 역사 선생님 못지않은 지식을 자랑하며 유창한 연설을 하였다.

    러시아인의 대다수를 이루는 슬라브인은 유럽의 동쪽 변방 초원에서 나라도 없이 떠돌던 사람들이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고려시대가 시작될 즈음에야 비로소 글자를 가지고 ‘슬라브’라는 이름도 알려질 정도로 역사가 짧았다.

    그런데 무슨 고대부터 크림반도가 자신들의 역사라고 내세우는 것일까. 그 이면에는 바로 스키타이라는 흑해 연안을 호령했던 유목국가가 있다. 스키타이인은 약 2700년 전에 지금 한참 분쟁이 심한 우크라이나와 크림반도에서 살던 유목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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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럽에 만연한 러시아 공포증

    지난 수백 년간 서방에서는 러시아 공포증(루소 포비아)이 뿌리 깊게 내려왔다. 그러니 갑자기 그 공포의 일부였던 우크라이나를 유럽으로 편입하는 것은 단기간에 되기 어렵다. 아마 중국이 주변 민족을 통제하는 ‘이이제이(以夷制夷)’ 방식처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가 서로 다투면서 그 힘이 약화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 클 것이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로부터 완전히 독립하는 과정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무엇보다 전통적인 공동의 조상인 스키타이와 최초의 국가인 ‘키예프 공국’의 문제부터 정리해야 한다. 그러니 두 나라의 무력 충돌과는 별개로 스키타이로 시작되는 문화재와 역사 분쟁으로 다시 옮겨갈 가능성이 크다.

    문화재는 결코 정치적이지 않다. 하지만 유물을 연구하는 고고학자들은 정치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스키타이를 둘러싼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립이 단순한 과거의 이야기가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인욱 경희대 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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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 중앙에서 제공하는 기사입니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0510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