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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굴된 홍산문화 우하량 유적의 옥기들 | 연구소
지난 5월 26일 중국의 모든 신문들은 일제히 중국 요령성 조양시에서 검거된 홍산문화 도굴단에 대해서 대서특필했다. 동북지역뿐 아니라 중국 문명의 자존심이라고 중국인들이 간주하는 홍산문화, 그 중에서도 국보급인 우하량 홍산문화 유적을 겁도 없이 도굴해서 치밀한 계획하에 골동품 시장에 내놓으려 했으니 그 충격이 오죽하겠는가. 검거된 자들은 10개 파의 175여명이요 싯가로는 5억위안(한국돈 800억원 이상)이라고 한다. 압수된 유물은 1168건인데, 그 중 홍산문화의 옥룡과 구름형 옥 등 국보급만 125건이라고 한다. (이번에 압수된 유물만 모아서 따로 특별전 해도 될 것 같다!!)


 더욱 놀라운 점은 이 도굴에는 실제 우하량 발굴에 종사했던 고고학자들 4명도 연루되었다고 한다. 도사님(祖师爷)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전체 도굴을 지휘했던 姚씨, 중견고고학자 유씨, 그리고 우하량의 구제발굴에 참여했던 2명이 포함되었다고 한다. 구제발굴에 참여한 등모씨는 요령성고고연구소, 유모씨는 적봉시 오한기박물관의 직원이라고 한다.

​ 발굴단의 규모와 학문적 수준(?)에서 짐작되겠지만, 막연하게 무덤을 파는 도굴이 아니었으며 전국적으로 치밀하게 골동품상들과 연계해서 합법적인 판매까지 의도한 21세기형 도굴단이다.

 도사님 요씨는 2009년부터 적봉시 일대를 답사하며 나름대로 '풍수'를 터득하여 무덤이 나올 지점을 알아내서 도굴했다고 한다. (직접 발로 뛰는 도굴꾼들의 감각이 책상물림 고고학자들보다 감각이 나을법하다. 예전에도 도굴꾼들을 앞세워서 새로운 유적들을 찾았다는 얘기들이 심심치 않게 전해온 것도 사실이다.)  그는 먼저 혼자 유적을 답사해서 발굴지점을 찍은 후에 사람들을 데리고 인적이 드문 야밤을 틈타 발굴하는 식으로 자신만의 노하우를 지키며 사람들을 부렸다.

 이 도굴꾼들이 잡히게 된 결정적인 계기는 2014년 6월에 우하량의 유적에서 도굴된 흔적이 발견되었기 때문이다. 이후 사태의 심각성을 짐작한 조양시 경찰국인 반 년간의 추적끝에 일망타진했다고 한다.

 이들 도굴단들은 한 팀이 아니라 서로 다른 계통이다. 먼저 도사님 요모씨는 적봉시의 53세 사람으로 그야말로 전통적인 도굴꾼들의 방식으로 평소에는 조용하고 말이 없는 사람으로 살다가 조용히 무덤을 터는 사람이었다. 그는 20여명의 사람들을 부렸지만 서로 점조직으로 운영하면서 나중에 그 밑에서 배운 사람들이 금속탐지기 등 각종 과학기기를 동원해서 도굴했다고 한다.

 반면에 또 다른 한 팀은 고고학자가 가담했으니, 그야말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특히 요령성고고연구소의 등모씨는 2010년 9월에 구제발굴을 담당하면서 유물들을 슬쩍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특히 홍산문화를 대표하는 '저룡'을 여러 경로로 알아본 끝에 320만위안(약 5억원)에 팔면서 본격적으로 이 업계로 빠지기 시작했다고 한다. 워낙 국보급이라 가격도 가격이지만, 또 골동품상에서도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소문이 쉽게 났을 것이다. 등모씨는 유물대금 중에 실제 받은 220만위안으로 집을 사고 부모님께도 드렸다고 한다. 어쨌거나 황금만능주의인 요즘 중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홍산문화의 옥기를 직접 발굴하니 돈의 유혹에 쉽게 넘어갈 수밖에 없었을 것 같다. 대체로 요령성고고연구소 정도라면 연구원의 월급이 5000위안도 안되니 자기 월급의 600배이상의 큰 돈을 한번에 만질 수 있다면 그 얼마나 큰 유혹일 것인가.


 ​고고학유물의 도굴은 사실 어제 오늘 이야기가 아니다. 1990년대 중국이 개방된 직후에 한국의 컬렉터들은 중국을 다니며선 헐값에 많은 유물들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들었다. 심지어 한 5년 전인가 홍산문화의 흑피옥을 직접(!!) 발굴했다며 신문에 자랑스럽게(?) 인터뷰하던 사람과 그것이 과학적 발굴이라며 맞장구치던 어떤 교수의 신문기사가 지금도 '흑피옥 발굴'이라는 검색어만 치면 아직도 자세하게 인터넷에 뜨고 있다  그 기사들에 따르면 내몽고의 어떤 박물관 부관장과 함께 공동으로 발굴해서 유물을 가져왔다고 한다. 이 말이 맞다면 한중 공동으로 도굴한 것도 모자라 그것을 자랑까지 한 셈이니 정말 큰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중국은 경제의 부흥과 함께 주변나라로 반출된 자신의 문화재 유출에 최근 신경을 아주 곤두세우고 있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홍산문화의 열풍으로 홍산문화 옥기 유물이 한국에서 버젓이 거래되고 있음을 외교문제화 할지도 모르겠다. 홍산문화가 역사적으로 누구것이라는 것은 차치하고서 주권이 있는 나라의 유적을 불법으로 도굴하고 공개적으로 자랑하는 '도굴'은 세계 어디를 가도 절대로 용인받을 수 없다.

 이제 홍산문화 분쟁은 제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이 도굴 사건의 불똥이 어쩐지 한국으로까지 이어질것 같은 느낌이다.



<우하량의 도굴갱>








압수된 홍산문화의 옥기들. 사진들은 모두 다음의 사이이트에서 참조했다.
http://collection.sina.com.cn/yjjj/20150527/1025187885.shtml

 
필진 : 강인욱 | 등록일 : 2017-01-20 16:38:06 | 조회 : 219